무선인터넷 서비스 업체의 딜레마
현재 사용할 수 있는 무선인터넷 서비스는 HSDPA와 와이브로가 있다. T로그인, 아이플러그, 와이브로(KT) 모두 써봤는데, 사실 접속 커버리지나 속도 등에서 아무런 불만을 느끼지 못했다. 와이브로의 경우 전국망이 갖춰져 있진 않으나 내가 서울에 살고, 전국을 돌며 인터넷을 쓸 일이 없기 때문에 불만이 있을 수가 없었다.
문제는 역시 요금이다. 종량 요금제는 정액제 유선 인터넷에 익숙해져 있는 ‘일반적인’ 우리네 소비자에게는 역시 큰 장벽이다. 옥션, G마켓 등 이미지 많은 사이트에 한 번 들어가면 8~10MB씩 받아버리는데 1~2GB의 기본 데이터로는 턱없이 부족한 용량이라는 생각부터 앞선다. 써보기도 전에 덜컥 겁부터 먹어버리는 것이다.
그나마 T로그인이나 쇼 아이플러그 서비스는 이제 프로모션 상품도 없다. 무조건 2GB, 4GB로 제한되고 이를 넘겼을 경우에는 1MB당 106원에서 184원의 요금을 내야 한다.
올해 초까지 3세대 무선인터넷 이용자수가 소폭이나마 증가하다가 2월 들어 감소하고 있다는 것도 이 같은 프로모션 상품 판매의 종료 때문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실제로 작년 서비스를 처음 시작할 때 프로모션 기간이 끝나면 가입자 이탈 현상이 일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제법 나왔었다.
와이브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KT는 올해 11월까지 프로모션 기간을 연장했다. 여기에 무선랜 서비스인 넷스팟을 결합상품으로 내걸어 밖에서 인터넷을 쓸 일이 많은 사람들에게 커다란 메리트를 제공하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SKT와 KTF 모두 무선인터넷 서비스에 손을 놓고 있다는 것이다. 비교적 저렴한 프로모션 상품을 판매해도 가입자 수는 10만 명을 약간 넘기는 수준이었다. 가입자 수로 보면 말 그대로 틈새시장이다. 히트폰의 경우 일 개통량 1000~2000대에 이르니까 이통사 측에서도 말도 많고 돈도 안 되는, 그리고 부하 걸리면 통화 먹통 사태까지 일어날 수 있는 이 서비스에 적극적일 이유가 전혀 없다.
그나마 가입자 증가 추이를 살펴보고 잘 되면 제대로 하려했건만 그마저도 신통치 않았다. 돈 벌어먹자고 이 처럼 비싼 패킷 요금제를 적용했다기 보다는 그냥 할 생각이 없다는 뜻으로 보면 될 듯 하다.
와이브로는 이 점에서 HSDPA와 차이가 있다. 부하 걸린다고 통화 안되는 사태는 없으니까. 그리고 우리 기술이라는 점. 객관적인 속도와 가격 스펙에서도 HSDPA보다 앞선다. 생각 없는 그들과 경쟁하는 와이브로, 11월까지는 프로모션 상품을 판매하니 지금 시점에서 무선 인터넷 서비스를 사용하려 한다면 와이브로가 나을 수도 있겠다.
뭐 전국적으로 돌아다닌다면 HSDPA도 나쁘지 않다. 단, 아껴서 써야할 것이다. 여기서 재미있는 사실 한 가지. 일반적인 업무 용도로 무선 인터넷 서비스를 사용한다면 한 달 1GB로도 충분하다. 써보면 안다. :(